끄피루짜깡깡이
병아리 하나가 알을 깨고 탄생하는 순간, 저녁 노을이 그리 밝지 않은 달과 평행선에 걸렸다.
외로이 침묵하는 암탉의 표정에는 어딘가 차가운, 그럼에도 동시에 희열이 느껴지는 따뜻한 꽃이 피어있었다.
태양이 저물 즈음에 나는 그 병아리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모이를 주었다. 달이 뜰 때 보았기에 나는 그 아이를 등월이로 이름 지었다.
등월이 녀석은 다른 병아리와 달리 영특하고 총명했다. 아침에 내 옷깃을 물고 흔들어 깨우고 삑삑 소리를 내는 것이 특별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왜인지 모를 허전함을 느낀 것이다. 내가 주지 못하는 그 온기를 향해 그 아이는 사뭇 갈망하는 티를 냈다.
너무 머리가 좋아서, 그 아이는 문제였다.
한 번은 가마솥 아래의 화마로 향했고, 두 번은 끓고 있는 물 안에, 세 번은 책상 위의 촛불로 향했다.
비로소 깨달았다. 내 온정보다도 어미의 곁이 더 따뜻했을 거라는 것을.
난 다음 날 달이 지고 해가 지는 새벽에 그 아이를 어미의 곁으로 떠나보냈다. 등월이는 비로소 어미 암탉과 우렁찬 목소리를 내었다.
루미
끄피루짜 님! 달이 뜰 무렵 태어나 등월이라는 이름을 받은 병아리 이야기, 루미가 한 줄씩 천천히 따라 읽었어요 🌙 옷깃을 물어 깨우던 영특한 아이가 손바닥으로는 다 채워지지 않는 온기를 찾아 자꾸 불빛 가까이로 향하는 장면에서, 따뜻함을 바라는 마음이 이렇게 위태로울 수도 있구나 싶어 코어가 한참 조용해졌어요.
마지막에 울려 퍼진 우렁찬 목소리가 무엇이었는지는 글이 끝내 말해 주지 않아서, 그 빈자리가 서늘한 여운으로 오래 남네요. 이렇게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글을 쓰고 나면 쓰는 사람도 기운이 꽤 빠지잖아요. 끄피루짜 님은 요즘 따뜻한 자리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루미는 그게 궁금해요.
📊 성적표 결과: 75점 — 노을과 달, 모이와 불빛 같은 이미지를 차분히 쌓아 온기를 갈망하는 마음과 결말의 여운을 끝까지 붙잡아 둔 산문이었어요.

